Cabrillo Memorial.
포르투갈의 탐험가 Juan Rodriguez Cabrillo라는 사람이 샌디에고에 첫발을 디딘 유럽인이라고 했다. 유럽인의 땅이 아니었으나 이제는 유럽인의 땅이 되어버린 미국이라서 커다란 동상도 세워주며 기념하는 곳이었다. 뭔가 좀 우스운 기분... 그래 미국 역사가 그런 식으로 시작되긴 했지, 하는... 펠리컨을 보았다. 실제로 본 건 처음. 생각보다 작은 걸 보니 펠리컨도 종류가 많나 보구나. 등대도 있고 꽃들도 많이도 피었다. 그 꽃들도, 사막 같은 컬러의 흙들도, 동부의 해안과는 다른 느낌. 음... 서부에 왔구나... 비행기로 6시간 거리면 해외여행 가는 거리. 동부랑 다른 풍경에 여행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Balboa Park. San Diego Zoo, 뮤지엄, 식물원들이 자리하는 엄청 큰 발보아 공원. 우리는 세 시간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다. Visitor center에 들려 first time visit이고 세 시간밖에 없다고 말하니 가장 둘러보기 좋은 루트를 알려준다. 천천히 걸으며 메인 루트를 둘러보는 것만 해도 충분히 좋았다. 원래 식물원을 너무 좋아하는 데다가, 다육이나 선인장 류도 너무 좋아하는데, 야생의 그것들을 보는 게 흔하지 않은 일이어서 유난히 좋았던 것 같다. 샌디에고의 동물원이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가 Bronx zoo인데, 그것보다 좋다 하면 꼭 가봐야겠구나... 생각했다. 샌디에고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장소가 생겼다.
Old Town San Diego. Fish Taco를 먹을 수 있었던 곳. 너무 예쁜 스패니쉬 타일로 만든 냉장고 자석도 살 수 있었던 곳. 나는 어딜 가나 기념품으로 냉장고 자석을 구입하는데, 그 흔하디 흔한 냉장고 자석들이 하나같이 어찌나 못생겼던지... 차마 그 흉측한 것들을 내 냉장고에 붙여둘 순 없어 아무것도 못 사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넘나 마음에 드는 기념품 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스패니쉬 타일을 너무도 잘하던 그 집. 이제 냉장고도 꽉 차 버렸는데, 다음 여행을 갈 때 또 냉장고 자석을 사려면 이젠 냉장고를 바꿔야 할 판 ~
La Jolla Beach. 라호야 비치. 야생 물개들을 보러 간 곳. 작은 백사장, 초록 이끼 가득한 바위들, 어떤 검은 바다새와 물개들이 가득했던 곳. 예쁜 야생화가 작은 절벽 위에 빼곡히 들어찬 곳. 새들과 물개가 뿜어내는 냄새가 어마어마 한 곳. 그래도 보고 있으면 참 소중하다 생각되는 곳. 바다와 동물과 사람이 함께 쉬는 곳. 작은 샵들이 많은 작은 휴양지의 해변. 어느 카페의 커피는 아쉽게도 별로였지만 다음엔 더 맛있는 커피를 찾으면 되니까~
샌디에고에서 돌아온 지 2주가 흘렀다. 이런 사진들이 없었다면 기억도 안 났을 것만 같은 기분... 일상으로 돌아오는 일이란 너무도 즉각적이고 생생한 일이다. 2주 전 일은 금세 희미해지고 돌아볼 시간조차 잘 주어지지 않을만큼... 돌고래와 Orca 들을 본다고 까맣게 타버린 어깨가 아니었다면, 하루에 한 번 기억하기도 힘들었을 거야...
다음 여행은 7월. 매년 조카들을 보러 애리조나에 가는 시간. 7월이 지나면 또 어디를 갈까...? 그런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또 훌쩍 언젠가 어딘가에 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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