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in NY

캐나다 산불

1st magnolia 2023. 6. 8. 15:26

캐나다에서 어찌나 큰 불이 났는지... 티비를 안 보고 사는 나는 누군가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대체 날씨가 왜 이럴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종일 멍청했을지도 모른다.

아파트 구경을 갔다. 허드슨 강 너머로 보이는 뉴욕시티가 너무나도 흐릿해 깜짝 놀랐다. 원래는 아주 클리어하고 예쁘게 보이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은 나무와 식물과 동물들이 고통을 당했을까 ㅠ..ㅠ
집 앞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하늘색이 아니다. 노랗고 빨갛고 어둡고 흐릿하다.
아파트 밖으로 나와보니 처음보는 세상빛이다. 무섭고 슬픔.
이때가 오후 한시 반 정도였다. 커튼을 다 치고 있으면 까맣게 어두웠다. 마치 밤이 된것처럼...


몇 년 전 호주에서 거대한 불이 났을 때, 코알라들이 불에 타던  모습이 떠오르는 하루였다. 그 슬프고 참담해서 두렵기까지 한 일이 또 일어났다는 게 너무 무섭게 느껴진다. 캐나다에서 뉴욕 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도 일곱 시간이 걸린다. 자연이 바람이 전 세계를 순환하고 있다는 게 극명하게 느껴지는 일이었다. 일곱 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바람은 돌고 돌아 뉴욕, 뉴저지에서 조차 그 숲이 타는 현장을 보고, 느끼고, 심지어 냄새까지 맡을 수 있을 정도라니...

내가 글로벌 워밍이 두렵다 하면 많은 사람들은 나 죽기 전까지는 별일 없을 거라 말하지만, 사실 나는 너무 두렵다. 식량난도 물부족도, 20년 30년 뒤쯤에 물에 잠겨서 많이 달라질 것만 같은 뉴욕과 한국의 지도 모습도 말이다. 오늘은 동물과 식물들이  죽어갔지만, 그때는 우리 인류 모두가 비참함 모습으로 죽어가게 될까 봐... 내가 운전하고,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고, 플라스틱을 쓰고, 물도 매일 생활 속에서 낭비하고, 내가 쓰는 전기, 입는 옷, 신발, 먹는 것까지, 모두 지구에 해가 되는 일이라서  대체 어떻게 글로벌 워밍을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대체 가능한 건지도... 혹시 우리 모두는 지구의 멸망이랄까... 어쨌든 그런 류의 정해진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쓸데없이 희망적 이기만 한채...

그냥 너무 무서웠어서 심히 비관적이 되었다. 생각할수록 무서워지고 그럼 더 비관적이게 되는 그런 사이클... 그저 쓸데없이 죽어간 불쌍한 동식물들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한없이 미안한 마음...

일본이 오염수를 방사하면 한국은 어찌 되지... 그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하아... 너무 두려운 일들이 릴레이처럼 생기고 있는 것만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그런... 부디 우리 모두가 무사하기를... 무사하기를... 무사하기를... 지구도, 동물들도, 식물들도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기를...